첫 실패

어제는 수능 시험날이었다.

수능을 본지 꽤나 지났지만, 아직도 수능 날이 오면 왠지 마음이 아련해 진다.

그 당시, 대입 시험이 인생의 거의 모든 것이라는 생각으로 참으로 간절하게 매달렸다. 3년 간. 글쎄, 무엇이 나를 그렇게 끈질기게 만들었나.. 하는 생각을 해보면, 지금은 사실 잘 모르겠다.

대학이 인생에서 – 구체적으로는 모르지만 막연히- 굉장히 많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. 좋은 대학을 나오면, 사회에서 더 알아줄 것이고 그 만큼 영향력 있는 사람이 되기에 필요한 백그라운드 라고 여겼던 것 같다. 그걸 위해서는 지금 1,2 년 더 투자하는 것은 아무 것도 아니라고 믿었다.

당시 결과로만 따졌을 때, 나는 실패했다. 마지막 수능 후, 그 당시의 나를 기억한다. 그 때의 내가 느꼈던 심정. 3년 간, 간절했고 망치고 말았다. 낙오자가 된 느낌이었고, 사회의 성공의 열차 표를 받지 못했다는 생각에 앞이 깜깜했다.  직접 말 하진 못했지만, 분위기로 결과를 대충 감지하신 거실에 계시던 아버지, 침묵 속에 홀로 재생되던 텔레비젼.

아직도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갈 때 부는 찬 바람이 몸을 휘감으면 당시의 나로 돌아가는 느낌이 든다. 그 이후로 나는 얼마나 성장을 했나 하는 생각과 함께.

나는 실패하지 않았다. 되돌이켜 보면 대입이라는 것은 수 많은 인생의 굴곡 중 하나에 불과 하고, 사람이 살아가면서 도전하는 한, 언젠가는 나를 가로막는 벽을 맞딱뜨리게 되어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. 어린 살에 나는 상처가 빨리 아물듯이, 4년이 지난 지금은 몇 가지의 교훈만 남기고, 당시의 상처에는 굳은 살이 박혔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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